‘미얀마의 봄’ 오나… 수치 여사-세인 대통령 회동

입력 2011-08-20 00:21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만났다. 수치 여사 탄압 세력이 주축인 현 정권은 최근 잇따라 여사에게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미얀마 당국자와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이날 수도 네피도에 있는 대통령 궁에서 대통령과 수치 여사가 한 시간가량 만났다고 확인했다. 자세한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측은 “화해를 위한 중요한 걸음”이라고 이날 만남을 평가했다. 수치 여사는 앞서 정당 대표와 기업인들이 참석한 경제발전 워크숍에도 참석했다.

수치 여사가 세인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2005년 건설된 새 수도인 네피도를 방문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세인 대통령은 지난 3월까지 미얀마를 독재 통치했던 군사정권 출신이다. 미얀마에서는 지난해 11월 총선에 이어 3월 정권이 민간에 이양됐다. 그렇지만 각료 대부분이 군정 출신이어서 사실상 ‘무늬만 민간 정권’이다.

미얀마 정부가 수치 여사를 초대한 것은 정권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수치 여사도 현 정부와 화해할 의지를 갖고 초대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수치 여사는 지난 12일 아웅 키 노동부 장관과 두 번째로 만나 대화했다. 미얀마 정부는 최근 1년여간 입국을 불허했던 유엔 인권특사의 방문도 허락하기로 했다. 유엔 인권특사는 21~25일 미얀마에서 국방·외교장관 등을 만날 예정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