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편의 다큐영화로 마주하는 ‘불편한 진실’
입력 2011-08-19 23:00
실제 있었던 사건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는 다큐멘터리는 세상에 대한 외침이다. 그래서 다큐영화는 파편화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변을 돌아보고,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하는 창이 될 수 있다.
영화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작품들을 소개해 온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9월 1~8일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국내 다큐멘터리 기획전을 연다.
‘다큐멘터리의 진실의 정치학’이란 타이틀로 열리는 기획전에서는 국내 다큐멘터리 8편이 하루 2~3편씩 상영될 예정이다.
4일과 7일 상영되는 ‘꿈의 공장’(감독 김성균)은 세계 유수의 기타제조업체인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콜트·콜텍은 펜더, 아이바네즈 등 세계적인 기타 브랜드를 주문자생산(OEM) 방식으로 제작하고, 콜트기타란 자체 브랜드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기타 제조업체인데,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2007년 대전·인천 공장 직원들을 무더기로 정리해고하고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이 다큐는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과 그들을 지지하는 뮤지션들(한음파,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브로콜리 너마저, 시와 등)의 연대공연, 악기 박람회가 열리는 일본 독일 미국 등으로 이어진 해외 원정 투쟁 등을 통해 음악산업 깊숙이 침투한 초국적 거대 기업들의 탐욕을 고발한다. ‘꿈의 공장’은 다음 달 1일부터 전국 10여개 상영관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다.
태준식 감독의 ‘당신과 나의 전쟁’은 2009년 5월 대규모 정리해고를 강행하려는 회사에 맞선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파업과 그 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박경근 감독의 ‘청계천 메들리’는 서울 청계천에서 쇠를 다루는 다양한 영세공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실험적인 다큐멘터리다. 이강현 감독의 ‘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무기력해진 노동자들의 모습과 산업현장 보건관리의 문제점 등을 독특한 시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성적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종로의 기적’(감독 이혁상), 의료계의 영리화를 비판적 시각에서 바라본 ‘하얀 정글’(송윤희), 용산 참사 등을 통해 자본의 논리에 휩쓸리고 우리의 현실을 고발한 ‘용산’(문정현), 방송사들의 맛집 조작 관행을 폭로한 ‘트루맛쇼’(김재환)도 관객들을 찾는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네토크도 7차례 마련된다.
티켓은 일반 6000원, 청소년 5000원, 관객회원과 노인·장애인은 4000원. 자세한 상영 정보는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홈페이지(www.cinematheque.seoul.kr)나 전화(02-741-9872)로 확인할 수 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