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맛있네! 우리 엄마 최고!… 집에서 만드는 패밀리레스토랑 스테이크
입력 2011-08-19 17:40
보리개떡, 고추장떡, 쑥부꾸미…. 햄버거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겐 이름도 생소할 터이다. 하지만 50, 60대들은 입안에 침이 사르르 고이면서 잊고 살았던 얼굴들이 떠오를 만한 음식들이다. 여름방학 때마다 버선발로 뛰어나와 맞아주던 외할머니, ‘새댁’으로 불리던 젊은 시절의 고운 어머니…. 사랑이 담긴 음식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속 깊이 갈무리되게 마련이다.
개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엄마의 사랑이 담겨 어른이 된 뒤에도 가끔 미소 지으며 떠올릴 수 있는 식탁을 차려줘 보자. 요즘 아이들에게 개떡이나 장떡을 만들어주면 젓가락도 대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가 패밀리레스토랑의 스테이크다. 요즘 한우 값도 내렸다고 하니 스테이크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패밀리레스토랑 스테이크라! 거 쉽지 않은데….” 고개를 갸웃거릴 주부들을 위해 전문가를 찾았다. 마침 패밀리레스토랑 ‘빕스’에서 이탈리아 플로렌스의 일반 가정식 스테이크를 여름특별메뉴로 선보이고 있다고 해 도움을 청했다. 이 메뉴를 개발한 CJ 푸드빌 외식 메뉴개발팀 원형희 팀장은 “빕스는 일반 가정에서처럼 스테이크를 프라이팬으로 조리하고 있으니 알맞은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며 기꺼이 나섰다. 대부분 레스토랑에선 브로일러로 스테이크를 굽는다. 빕스는 지난해 동종업계 매출 1위를 기록한 토종 패밀리레스토랑이다.
원 팀장은 “스테이크를 맛있게 만들기 위해선 우선 좋은 재료를 골라야 한다”면서 고기를 살 때 구체적으로 주문하라고 말했다. 채끝등심, 갈빗살, 안심 등 스테이크에 알맞은 부위를 딱 꼬집어서 주문한 뒤 ‘스테이크를 할 것이니 1.5㎝ 두께로 썰어 달라’고 요구하라는 것. 레스토랑에선 2∼2.5㎝ 두께지만 일반가정에선 그 두께로는 고루 익히기 힘들다.
원 팀장은 “좋은 고기로 만들어도 레스토랑 스테이크 맛이 안 난다고 하시는데, 그건 불의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라면서 몇 가지 요령을 알려줬다. 레스토랑에선 센 불에 프라이팬을 올려 달군 뒤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고기를 굽는다. 이렇게 하면 겉이 먼저 익어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아 맛좋은 스테이크가 된다.
가정용 가스레인지는 업소용처럼 불이 세지 않다. 프라이팬을 충분히 예열하고, 고기를 구을 때 뚜껑을 닫으면 비슷한 조건이 된다. 원 팀장은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붓는 것은 매우 위험하니 고기 표면에 식용유를 살짝 바르고 프라이팬에는 약간만 두르라”고 팁을 줬다. 고기를 자주 뒤적거리는 것은 금물. 한쪽을 60∼90초 익힌 다음 다른 쪽도 같은 시간 익힌다.
원 팀장은 “흔히 집에선 가니시(장식)를 빼놓는데, 아이들은 그래서 ‘레스토랑과 다르다’고 투정한다”며 영양면에서도 토마토, 버섯, 마늘, 감자, 야채 등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원 팀장은 가니시만으로는 비타민 무기질 등을 고루 섭취할 수 없으므로 제철 과일과 야채로 만든 샐러드를 식탁에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이 먹기 좋게 잘라서 내놓는 딸리아따 스테이크와 피치 월넛 샐러드 만드는 법을 원 팀장에게 배워 본다. 재료는 4인분 기준.
◇딸리아따 스테이크
<재료> 쇠고기 채끝등심(스테이크용) 250g×4, 토마토 3개, 루꼴라 80g, 알감자(작은 것) 15알, 마늘 1통, 로즈마리·파마산 치즈 슬라이스·버터·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발사믹 비네그렛 소스(발사믹 식초 5큰술, 올리브오일·레몬즙 1큰술씩, 설탕 1작은술, 소금 ½작은술, 다진 마늘 ⅔작은술).
<만들기> ①토마토는 8등분으로 자르고, 알감자는 잘 씻어 반으로 갈라 삶는다. ②마늘은 1㎜ 두께로 자른 뒤 올리브오일을 두른 프라이팬에 노릇한 색이 돌 때까지 살짝 굽는다. ③소스 재료를 한데 넣고 잘 섞어서 작은 그릇에 담는다. ④채끝등심은 소금과 후추로 간 한 뒤 올리브 오일을 두른 팬에 올려 센 불에 앞 뒤 1분씩 구워1.5㎝ 간격으로 자른다. ⑤접시에 ④를 고루 펴놓고 구운 마늘과 로즈마리를 올려 장식한다. 한쪽에는 토마토 알감자 루꼴라를 놓고 그 위에 치즈를 얹는다. 가운데 소스 담은 그릇을 놓는다.
◇피치 월넛 샐러드
<재료> 천도복숭아 2개, 그린비타민·로메인 120g씩, 호두 10알, 페타 치즈(또는 크림치즈) 30g, 베이컨 20g, 석류 드레싱(미초 석류 8큰술, 올리브오일 2큰술, 다진 양파 ⅔작은술, 소금·다진 마늘 약간씩).
<만들기> ①천도복숭아, 그린비타민, 로메인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②드레싱 재료를 한데 넣고 고루 섞어놓는다. ③호두는 식용유 두른 프라이팬에 색깔이 날 정도로만 살짝 볶는다. ④베이컨은 먹기 좋게 잘라 프라이팬에 구워 식힌다. ⑤오목한 그릇에 과일 야채 호두를 모두 담아 놓았다 먹기 직전에 치즈를 넣고 드레싱을 뿌린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