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없는 SK 야구 상상못해” 관중들 유니폼 불태우며 시위
입력 2011-08-19 00:52
‘謹 삼가 인천 야구의 명복을 빕니다 弔’
‘야신(野神)’ SK 김성근 감독이 떠난 후 첫 경기를 치르는 18일 인천 문학구장은 1회부터 구단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한 팬이 상의를 벗은 채 그라운드로 난입하며 분위기가 어수선해진데 이어 우측 외야를 중심으로 ‘김성근’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또 관중들이 물병과 유니폼 등을 그라운드에 던지는 바람에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1루를 중심으로 평소 SK에 대한 응원이 펼쳐졌지만 공수 교대 때 마다 ‘김성근’을 연호하는 목소리와 팬들의 물병 투척이 이어졌다.
경기장 곳곳에는 김 감독을 그리워하고 구단의 결정을 비판하는 팬들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감독님 사랑합니다’, ‘감독님 없는 SK 야구 상상이 안돼 눈물만 흘러요’와 같은 플래카드와 함께 ‘감독님을 내몰아? 우린 프런트를 자른다!’, ‘SK 구단은 진심으로 팬과 함께 하기를 원하시나요?’와 같은 플래카드가 걸렸다. 우측 외야에 앉은 팬들은 항의의 표시로 검은 리본을 가슴에 달거나 ‘X’자가 그려진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이날 구장을 찾은 김명호(42)씨는 “김 감독은 SK의 상징과 같은 존재였다”며 “하루도 안돼 경질을 결정한 구단을 이해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전날에 이어 경기도 패배로 마무리되자 팬들은 한동안 김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