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대학들 등록금 내린다… 학생들 무더기 입학 연기사태 우려

입력 2011-08-18 21:21

조만간 영국 대학들이 등록금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비싼 등록금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영국 고등교육정책연구소(HEPI)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영국의 대다수 대학이 정원미달 사태를 피하기 위해 한 해 등록금을 평균 7500파운드(1300만원)까지 낮춰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메시지는 최근 영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생들의 무더기 입학 연기 사태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학생들의 움직임은 최근 유럽을 강타한 재정적자 문제로 정부가 대학 지원금을 줄이면서 시작됐다. 대신 정부가 대학에 자율적으로 학비 인상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고, 이에 곧바로 대학들은 너도나도 등록금 올리기 경쟁에 나섰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자 올해 대학 입학시험인 A레벨의 응시자 20만명 이상이 대학 진학을 늦출 것으로 예상됐고, 이 중 상당수가 또다시 한 해 등록금이 최고 9000파운드까지 올라가는 내년에도 대학 입학을 포기하고 2013년까지 기다릴 뜻을 밝힌 상태다. 뿐만 아니라 고득점을 맞은 25만명의 학생들도 대입을 미루고 임시로 직장을 구하거나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연구소가 “향후 1∼2년 안에 등록금을 7500파운드까지 내리지 않으면 매년 8% 이상의 학생들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 신문은 “대학 대부분이 기존의 상위권 학생들을 빼앗기지 않으면서도 우수 학생들을 추가로 모집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고 장학금은 늘리면서도 학비는 인하해야 하는 딜레마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김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