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잔금 어쩌라고…” 中企도 “사채 쓰란 말이냐”
입력 2011-08-18 21:26
“시중은행 가계대출 중단이라. 돈 있는 사람이 돈 빌리나, 없는 사람이 빌리지. 제2금융권·사채업자에겐 희소식이겠구나.”(김모씨 트위터)
18일 상당수 시중은행들이 신규 가계대출을 전면 혹은 상당부분 중단키로 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당장 주택담보대출이 필요한 개인이나 운전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인 등이 대출을 제대로 받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자금 수요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갑작스런 대출 중단으로 정작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결국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이나 사채업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자영업자 A씨(40)는 “대기업 외에 중소기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 경기가 안 좋은 데다 수출 중소업체도 환율이 낮아져서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갑자기 은행들이 자금을 일시에 묶어버리면 적지 않은 중소기업들은 제2금융권이나 사채시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티즌들은 금융권의 횡포와 금융당국의 무책임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아이디 ‘님’은 한 포털 사이트에 “당장 병원비 마련에 대출 좀 받으려는 서민들을 나 몰라라 하는 것이 (가계부채에 대한) 구제냐”고 지적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올 초까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했던 정부가 이제 와서 은행들을 옥죄면서 가계대출 중단을 사실상 종용한 것은 표리부동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막으면 주택 실수요자뿐 아니라 생활자금이나 자녀 교육비가 필요한 직장인, 사업 자금이 필요한 중소 자영업자도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주택 구입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 가계의 비율은 지난 3월 기준 전체 대출자의 42%로 추정된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