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전략적 가치 얼마나… 3국 접경 영토·해상로 보호에 필수
입력 2011-08-18 18:11
제주도 남방 해역은 전략적 요충지다. 풍부한 해양자원으로 인해 중국·일본과의 해양영토 분쟁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제주도 남쪽과 일본 규슈지방 사이에 자리 잡은 8만㎢ 면적의 ‘7광구’ 개발권을 둘러싸고 한·일·중 3국은 첨예한 대립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천연가스 72억t, 원유 매장량이 100억∼1000억 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은 원래 우리 정부와 일본이 1974년 협정을 맺어 공동 개발키로 한 해안대륙붕 지역이다. 하지만 일본의 반대로 개발이 중단돼 37년째 방치되고 있다. 최근 중국까지 이곳을 호시탐탐 노리며 개발권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이어도 부근 해상도 문제다. 중국은 자신들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라고 주장하며, 지난달 중순 침몰선 인양작업을 벌이던 우리 선박에 해군함정을 보내 조업중단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현재 우리 해군이 부산기지에서 출발해 이어도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1시간(421㎞)이다. 반면 중국은 14시간(327㎞), 일본은 15시간(337㎞)이면 도착할 수 있다. 해상 분쟁이 벌어질 경우 우리 군만 속수무책인 셈이다.
제주해역은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원유의 99.7%, 곡물과 원자재 100%가 운송되는 가장 중요한 해상 교통로이기도 하다. 이 해상로가 15일 이상 봉쇄될 경우 우리나라의 산업과 경제는 완전히 마비될 수 있다.
이 같은 여러 가지 국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주 해군기지가 꼭 필요하다는 게 국방부의 판단이다. 또 점점 구체화되는 중국과 일본의 공격적인 해군 운용 전략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제주기지를 반드시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항공모함 ‘바랴크’를 남중국해에 배치할 예정이며 일본은 6척의 이지스함 가운데 상당수를 이 지역 해상에 배치, 신속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
제주기지가 들어설 경우 해군은 이지스함과 잠수함, 군수지원함 등으로 구성된 기동전단을 배치할 계획이다. 또 각종 접안 및 보수시설을 갖춰 대형 군함들의 모항 역할도 한다는 계산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