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국가산단 ‘화약고’… 시민 불안 고조
입력 2011-08-18 21:38
올 들어 울산 국가산업단지에서 화재·폭발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울산시 부곡동 울산석유화학공단내 폴리스타일렌 제조업체인 현대EP 울산공장에서는 17일 대형폭발사고가 발생해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지난 6월 삼양사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 2달여 만이다. 더구나 이날 화재는 울산시와 울산지방노동사무소, 소방본부, 각 전문기관의 합동 안전점검이 크게 강화되는 상황에 발생한 것이어서 기업들의 안전에 대한 의식이 결여됐음을 반증했다.
18일 울산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2007년부터 올해 7월말 까지 지역 국가산단에서 발생한 화재·폭발사고는 172건으로 한달 평균 3.2건에 달했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에만 26건이 발생했다. 지난 한해 33건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는 울산의 석유화학 공장들이 대부분 1960∼70년대에 지어져 시설이 낡은 데다 기업의 안전의식 미흡, 감독기관의 점검 소홀 등이 겹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울산 미포·온산산업단지 등 2개 국가산업단지에서는 총 593개사가 액체위험물 2100만5255㎘와 11만2270t의 고체위험물을 취급하고 있다. 지하배관망도 위험물 562㎞, 고압가스 449㎞, 도시가스 517㎞, 송유관 49㎞ 등 총 1347㎞에 이른다. 이 가운데 매설한 지 15년이 지난 노후관이 230㎞나 된다.
울산지역 139곳의 화학업체는 PSM(Process Safety Management) 등급제라는 ‘화학공정 안전관리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들 사업장은 현장 안전수준에 따라 P, E, M 등급으로 나뉘는데 46개 업체가 안전수준이 제일 낮은 M등급인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