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심한 한나라당, 비신사적인 곽노현
입력 2011-08-18 18:24
한나라당을 비하해서 부르는 별칭이 ‘딴나라당’이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1주일을 앞두고 18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는 반 한나라당 정서를 가진 사람들로부터 왜 ‘딴나라당’이라고 비아냥 소리를 듣는지 그 실상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한나라당이 자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을 돕기로 하고 중앙당 차원에서 투표율 33.3% 확보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일부 최고위원들은 “지금이라도 중앙당이 이 문제에 대해 거리를 둬야 한다”며 중앙당 개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박근혜계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당론을 정하는 정책 의원총회 한번 열지 않고 일개 광역단체장이 결정한대로 끌려가고 있다”며 주민투표 자체를 반대했다. 소장파 리더인 남경필 최고위원도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갈등을 확산할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와 정치적으로 타협했어야 했다며 민주당에 맞서 주민투표를 발의한 오 시장을 오히려 비판했다. 명백한 자중지란(自中之亂)이요 적전분열(敵前分裂)이다.
지난 4·27 재보선 결과는 민심이 한나라당에서 이반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대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떠나는 민심을 잡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이 같은 소장지변(蕭牆之變)은 정치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녹여내는 시스템이라고 하지만 분명 도를 넘었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중심에 있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비신사적 행위도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그는 초·중·고 교장 259명을 모아 23일부터 이틀간 강원도에서 ‘2011 서울 창의경영학교장 포럼’을 개최한다고 한다. 이번 행사는 교장들의 투표권 행사를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는 인상이 짙다. 이 기간에 행사가 잡혔어도 행사를 연기하는 것이 순리다. 그가 과연 양심 있는 교육자인지 의심스럽다. 국민의 눈높이에 미달되는 정치인과 교육자들의 모습을 보며 이들에게 과연 나라의 경영과 후세 교육을 맡겨도 될지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