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소원성취 프로젝트’ 장병 10명·부대 30곳 선정… 과테말라 출신 어머니에 비행기표

입력 2011-08-17 18:53


국방부는 올해 ‘소원성취 프로젝트’를 통해 장병 10명과 부대 30곳이 소원을 이루게 됐다고 17일 밝혔다.

강원도 평창군 모 예비군 중대에서 근무하는 상근예비역 문병근(사진) 병장은 과테말라 출신인 어머니에게 과테말라행 비행기표를 선물하고 싶다는 소망을 이뤘다. 한국인 아버지와 과테말라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문 병장은 혼혈이지만 한국인과 외모가 크게 다르지 않아 군 면제 대상이 아니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머니는 한국에 온 뒤 지금까지 고향에 가보지 못했다. 문 병장의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어머니는 고향행을 포기했다. TV에서 외국 출신 여성들이 친정에 다녀오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를 보고, 문 병장은 꼭 고향방문 기회를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소원성취 프로젝트에 당선된 문 병장은 “정말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군인 선생님’인 경기도 포천 모 부대 김도균 상병도 제자들과 1박2일 서울여행을 하고 싶다는 소원을 풀었다. 김 상병은 하루 일과를 끝내면 부대 인근 영북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 왔다. 평소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제자들과 서울여행을 꿈꿔 왔지만 경비를 마련하기가 힘들었다. 그는 “제자 6명의 소원문을 대신 제출한다”며 여행 일정과 경비를 꼼꼼하게 계산해 제출했고, 국방부는 그를 당선자로 뽑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응모한 장병들 모두 진지한 소원을 담고 있었지만 이 가운데서도 가장 절박하다 싶은 소원을 뽑았다”고 심사소감을 밝혔다. 소원성취 프로젝트는 장병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지난해부터 국민은행과 공동으로 실시되고 있다. 올해에는 1만여건의 소원이 접수됐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