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또 반전… 이젠 애플이 수세 몰렸다
입력 2011-08-17 18:43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애플이 지난 9일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에서 네덜란드를 제외한 유럽의 갤럭시탭 10.1의 판매 금지 명령을 이끌어 낼 때만 해도 삼성전자는 크게 당혹해했다. 하지만 불과 1주일 만에 전세가 역전되는 모습이다.
17일 삼성전자 및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은 16일(현지시간) “지난 9일 내린 가처분 명령은 독일 이외의 지역에서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기존 결정을 부분 철회했다. 오는 25일 최종 재판을 기다리고 있던 삼성전자로서는 뜻하지 않은 낭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으로 독일을 제외한 유럽 지역에서 갤럭시탭 10.1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독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제시한 증거 사진이 조작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네덜란드 정보통신(IT) 분야 전문지 웹베렐트(WW)에 따르면 애플은 갤럭시탭 10.1의 가로세로 비율을 아이패드2(1:1.30)와 비슷한 1:1.36으로 보이는 사진을 제출했다. 하지만 갤럭시탭 10.1의 실제 비율은 1:1.46이다. WW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 “고의적이든 실수로든 애플이 사실과 다른 증거를 제출했고, 이것이 법원을 호도했을 수도 있다”며 “소송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이 수세에 몰린 가운데 삼성전자와 함께 안드로이드 진영의 양대축인 대만의 HTC까지 애플에 대한 역공에 나섰다. HTC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이 자사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HTC는 이날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도 같은 내용으로 특허침해 심판을 청구했다. HTC는 지난 7월 애플과의 소송에서 승소한 미국 그래픽 카드업체 S3 그래픽스를 인수하는 등 애플과의 특허 분쟁을 준비해 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면서 “전 세계에 걸쳐 진행되는 소송이 최소 2∼3년은 걸리는 사안인 만큼 차분하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