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2분기 순익 10%이상 ‘홀쭉’

입력 2011-08-17 18:39

국내 상장사의 2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등의 침체로 상장사들의 순이익은 지난 1분기보다 10% 이상 줄어들었다. 유럽과 미국의 재정 위기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하반기 실적 개선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반기 보고서 제출 대상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469곳을 대상으로 상반기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2분기 순이익은 1조97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조9249억원으로 7.72% 줄었다.

총매출액은 50조90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8% 증가했지만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순이익률은 각각 5.72%와 3.87%를 기록, 전년 동기보다 1.06% 포인트, 0.86% 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도 순이익이 11.11% 줄었다. 2분기에 적자로 전환한 기업은 49개사로 흑자로 돌아선 기업(36개사)보다 많았다.

실적 부진을 주도한 것은 건설 업종이었다. 지난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던 건설업은 이번에도 전체 16개 업종 중 유일하게 15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주택경기 침체 여파가 중소형 건설사들에게 유독 거셌던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홀딩스(970억원), 삼부토건(790억원), 진흥기업(448억원), 벽산건설(313억원), 중앙건설(114억원), 남광토건(101억원) 등의 2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컸다. 이 밖에 종이목재(51.37%), 서비스업(31.40%) 등 기업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코스닥 기업의 2분기 실적 악화는 더 뚜렷하다. 매출액은 22조6446억원으로 1분기보다 5.3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96% 하락했고 순이익은 무려 35.69% 감소했다.

금융사 10곳은 흑자를 기록했지만 비금융사 820곳은 순이익이 1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64% 감소했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가와 인건비 부담, 환율 강세 등의 요인으로 볼 때 앞으로도 영업이익률은 떨어질 것”이라며 “유럽·미국이 긴축 재정으로 가는 상황에서 하반기 기업 수익은 정체 내지 하향세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