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게이틀린 입국… 볼트 잡고 6년 만에 명예회복 노려

입력 2011-08-17 21:31

오는 27일 개막하는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빛내줄 육상 스타들이 줄줄이 달구벌에 입성하고 있다.

대구 육상조직위에 따르면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와 ‘블라인드 러너’ 제이슨 스미스(24·아일랜드)가 나란히 16일 입국한 데 이어 19일까지 세계 육상 최강인 미국의 본진이 한국 땅을 밟는다. 미국 선수 중에선 볼트와 남자 100m에서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저스틴 게이틀린(29·미국)이 17일 대구에 도착했다. 게이틀린은 2005년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100m와 2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듬해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자격 정지를 당한 끝에 6년 만에 명예회복을 노린다. 여자 100m 챔피언 카멜리타 지터(32)와 남자 400m 허들의 강자 케런 클레멘트(26)는 18일과 19일 각각 입국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번 대회에 선수 131명과 임원 145명 등 총 270여명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밖에 ‘의족 스프린터’로 유명한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와 성 정체성 논란의 대상이었던 캐스터 세메냐(20)가 소속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단은 23일 대구에 여장을 푼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와 ‘황색탄환’ 류샹(28·중국)도 같은 날인 23일 한국에 도착한다.

한편 볼트는 국내에서 첫 훈련을 시작했다.

볼트는 17일 저녁 경북 경산시 경산체육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자메이카 대표팀 동료와 함께 적응 훈련을 했다. 그러나 몰려든 취재진에게 예민하게 반응하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 훈련량은 가볍게 몸을 푸는 정도에 그쳤다. 볼트는 동료 선수와 함께 10여 차례 10∼20m 정도를 가볍게 달리다 갑자기 몸을 돌려 라커룸으로 들어가 버렸다. 볼트는 매니저와 조직위원회를 통해 “훈련에 집중할 수 없으니 취재진을 돌려보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모든 카메라가 철수한 뒤에야 옷을 갈아입고 트랙 위에서 다시 나타난 볼트는 앞선 훈련과 마찬가지로 몇 차례 10∼20m를 가볍게 달리기만 했을 뿐 한 차례도 특유의 폭발적인 질주를 보여주지 않았다. 훈련을 마친 볼트는 짐을 챙겨 조용히 경기장을 빠져나와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