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경기-여자 해머던지기] “더이상 이변 없다” vs “새 女帝를 맞으라”
입력 2011-08-17 18:29
독일의 베티 하이들러 vs 폴란드의 아니타 볼다르칙
여자 해머던지기에서는 이 종목의 지존으로 불리는 베티 하이들러(28·독일)와 2009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우승에 빛나는 아니타 볼다르칙(26·폴란드)의 대결로 압축된다.
해머던지기는 포환던지기나 원반던지기 등 다른 투척 종목처럼 누가 더 멀리 힘껏 던지느냐를 겨루는 종목이다. 특히 선수들이 해머를 던질 때 머리를 뒤로 젖히고 양다리는 쭉 편 채 발끝에 온 체중을 실으며 있는 힘껏 포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손잡이와 선으로 연결된 해머의 무게는 남자는 7.257㎏, 여자는 4㎏으로 남자의 해머가 약 1.8배 더 무겁다. 다만 해머가 40도 각도의 유효선 안쪽에 떨어져야만 정식 기록으로 인정된다.
2009년 베를린 대회 여자 해머던지기에서는 이변이 연출됐다. 당시 2007 오사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현역 여자 해머던지기의 지존으로 군림하던 독일의 하이들러는 자신의 최고기록인 77m12를 던지고도 은메달에 그쳤다. 대신 우승은 혜성처럼 등장한 볼다르칙에게 돌아갔다.
볼다르칙은 베를린 대회에서 3년 만에 세계신기록(77m96)을 세우고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지난해엔 78m30을 던져 자신이 쓴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여자 헤라클레스의 등장을 알렸다.
그러나 원조 여자 헤라클레스 하이들러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하이들러는 지난해 10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볼다르칙을 3위로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 5월 독일 할레에서 열린 육상대회 해머던지기에서 79m42를 던지고 볼다르칙이 쓴 세계기록을 넘어섰다. 이로써 자신의 최고기록인 77m12를 무려 2m30이나 늘린 하이들러는 여자 해머던지기에서 최초로 79m대를 넘긴 선수가 됐다.
최근 분위기를 살펴보면 하이들러가 우승에 더욱 가깝다. 지난 5월 79m의 벽을 깨고 여자 해머던지기의 신기원을 열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육상 전문가들은 여자 해머던지기가 하이들러의 등장으로 80m의 고지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반면 베를린 이변을 연출했던 볼다르칙은 올해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여자 해머던지기 결승은 대회 마지막 날인 내달 4일 오후 6시15분에 열린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