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언·망말에 곤욕치른 美 대선후보
입력 2011-08-17 18:27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들이 잇따라 구설수에 올랐다.
미셸 바크먼(55) 공화당 하원의원(미네소타)은 16일(현지시간) 유세 도중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기일을 착각해 망신을 당했다. 바크먼은 지난 13일 아이오와주에서 실시된 공화당 비공식 예비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인물이다.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 현장에서 “로큰롤의 제왕 프레슬리의 생일을 모두 축하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그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이날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생일이 아니라 1977년 사망한 그의 34주기였다. 그는 1935년 1월 8일생이다.
바크먼의 ‘망언’을 들은 일부 군중은 “그는 오늘 죽었다”고 소리쳤다. 바크먼은 야유를 못 들은 척 연설을 이어갔지만 이후 기자들에게 자신이 잘못 알았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크먼은 지난 6월에도 고향인 아이오와주 워털루에서 출사표를 던지며 “여기는 배우 존 웨인의 고향이며 나도 존 웨인의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워털루는 연쇄살인범 존 웨인 게이시의 고향이다.
공화당의 또 다른 유력 대선주자인 릭 페리(61) 텍사스 주지사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공격한 것이 문제였다.
그는 15일 아이오와주 유세 도중 버냉키 의장을 겨냥해 “이 친구가 내년 선거 때까지 더 많은 돈을 찍어낸다면 아이오와에선 어떨지 모르지만 텍사스에선 험악하게 다룰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 특별한 시점에 정치를 위해 돈을 찍어내는 것은 반역”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페리 주지사를 비난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독립 기구인 연준 의장을 위협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고 비꼰 뒤 “대선후보라면 자신의 말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2008년 대선 때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의 고문이었던 포드 오코넬은 “텍사스라면 그가 돋보였겠지만 전국 무대에서 이런 말을 하면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온다”며 “람보가 되지 말고 제임스 본드처럼 현명하게 행동하라”고 꼬집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