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점거 학생 징계”… 법인화 다시 소용돌이
입력 2011-08-17 18:27
서울대가 법인화 반대를 요구하며 본부건물 점거 농성을 주도한 총학생회 간부들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키로 했다. 이에 맞서 총학생회는 2학기 시작과 함께 동맹휴업을 추진할 방침이어서 법인화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될 전망이다.
서울대는 총학생회의 서울대 본부 점거 농성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19일 오후 2시 학생징계위원회를 연다고 17일 밝혔다.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학생은 이지윤 총학생회장을 포함한 총학생회 간부 3명이다.
서울대는 총학생회 간부들이 학생 징계절차를 규정한 서울대 학칙 2조4항 ‘학교 건물에 무단 침입하거나 학교 건물을 점거하는 행위를 한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징계위를 열기로 결정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26일까지 28일 동안 법인화 재논의를 촉구하며 점거농성을 벌였다.
징계수위는 제적 등 중징계가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고위관계자는 “징계위 위원 9명 중 강경 성향인 분들은 제적 이상의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징계위에 해당 학생이 참석하지 않으면 징계 결정은 미뤄진다. 그러나 학칙에 따르면 징계의결요구서가 접수된 후 한 달 이내에 징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징계위가 지난 2일 징계요구서를 접수한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다음 달 2일까지 징계수위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총학생회 간부들은 징계위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의 징계위 개최는 치졸한 처사”라며 “참석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징계위에 회부된 두헌 부총학생회장도 “학교 측이 징계를 하더라도 새로운 방식으로 법인화 반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총학생회는 2학기가 시작되면 법인화 반대를 촉구하는 동맹휴업을 준비 중이다. 동맹휴업이 성사되면 서울대 학생의 집단 수업거부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총학생회는 22∼23일 ‘법인화 반대 캠프’를 열고 법인화 반대 동력을 다시 끌어 모을 계획이다. 22일 오후 6시에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사람이 사람에게’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록밴드 등이 참여하는 ‘본부스탁’도 개최된다.
총학생회의 반대 움직임에 관계없이 서울대는 법인화 준비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서울대 본부 관계자는 “서울대 법인화법 시행령을 거의 완성했고 이달 안에 국회를 통과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