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프롤로그] 빛의 사자들

입력 2011-08-17 18:07


김기정 권사를 처음 본 건 교회의 한 프로그램에서였습니다. 토크 강사로 단위에 오른 그는 한눈에 범상치 않음이 느껴졌습니다. 나이보다 10년은 젊어보였고 생기가 넘쳤으며 목소리는 우렁찼습니다. 요즘 젊은이들 말로 ‘포스’가 대단했습니다. 토크 내용도 매우 감동적이었죠.

그의 라이프 스토리가 궁금했습니다. 저명 음악가 딸로 태어나 첼로를 배우고 유능한 남편과 결혼해 안락한 생활을 영위하던 그가 왜 여생을 중병 환자들을 찾아다니는 데 쏟아붓는지 말입니다. 이지현 기자가 만나 그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줬습니다.

프런트에 소개된 손태영 명지전문대 교수. 역시 예사롭지 않습니다. 신체장애를 딛고 일어선 그의 생애는 오뚝이에 비견될 만합니다. “걸음은 흔들려도 인생만은 똑바로 걷자”는 삶의 모토가 귓전을 울립니다. 매사에 감사하고 최선 다하는 모습, 참 아름답습니다. “내 삶이 누군가에게 희망의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처럼 좌절과 실의에 빠져있는 영혼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멋진 멘토가 되길 바랍니다.

그렉 브레이든은 ‘디바인 매트릭스’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죠. “한 곳을 바꾸는 것은 모든 곳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작은 변화를 일으키면 느닷없이 모든 것이 변화하는 것이다. 한 부분에서 시작한 작은 변화가 전체 패러다임을 영원히 뒤바꿔놓을 수도 있다.”

그렇습니다. 세상의 변화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작은 변화를 이뤄내면 그것이 모여 결국 세상 전체가 변화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거창한 캠페인보다 ‘한구석 밝히기 운동’ ‘화장실 깨끗이 쓰기 운동’ 같은 소박한 캠페인을 좋아합니다. 작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자만이 큰 것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웃에는 늘 그런 분들이 등장합니다. 명성은 없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영역에서 빛을 밝혀 세상을 환하게 만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이들을 ‘빛의 사자들’이라고 부릅니다.

박동수 종교기획부장 d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