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나쁜 印 사립학교… 학비 면제 극빈 학생 옷에 ‘무료이용’ 글 새겨 ‘왕따’
입력 2011-08-16 18:24
인도 뉴델리의 한 사립학교에는 다른 학생들과 달리 교복 칼라에 ‘F/S(Freeship·무료이용)’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학생들이 있다. 이 표시는 학교가 등록금을 내지 않고 수업을 받는 가난한 학생들에게 새긴 ‘주홍글씨’다.
인도의 한 어린이인권보호협회(DCPCR)가 이렇게 학생들을 차별하는 사립학교 실태를 고발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사회통합 정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하루 소득 200루피(약 5000원) 이하인 가정의 아이들이 사립학교에서 무상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학교는 전체 정원의 10% 정도를 사회적 약자층 자녀로 받아야 한다.
델리에 있는 세인트 앤드류 스콧 중등학교도 올해 초 이런 저소득층 자녀 25명을 입학시켰다. 문제는 학교 내에서 이 학생들이 대놓고 차별을 받아왔다는 점이다.
1학년부터 5학년까지 등록금이 면제된 학생들은 책상과 의자를 사용하지 못했다. 이 아이들은 바닥에서 수업을 들어야 했다. 학교 화장실도 이용하지 못했다. 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어떤 경우에는 아예 이 아이들만 따로 격리시키기도 했다.
이 학교에 딸을 보낸 한 학부모는 “우리 딸은 한동안 반 아이들에게 접근할 수조차 없었다”면서 “반 아이들은 ‘F/S’ 표시를 달고 있는 딸에게 ‘악취가 난다’며 놀려댔다”고 말했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