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특훈 자청한 이유는… 실망스러운 경기에 팬들 비난 빗발
입력 2011-08-16 21:59
‘6668587’과 ‘DTD’.
아마 프로야구 팬이라면 암호같은 숫자와 알파벳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6668587’은 최근 7년간 LG의 순위를 의미하며 ‘DTD’는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Down Team is Down)는 줄임말로 시즌 초반 상위권에 있다가 중반 이후 4강 밖으로 떨어지는 LG를 비꼬는 말이다. LG는 16일 현재 46승49패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종종 보이던 이 문구가 최근 오프라인에도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8월 들어 LG가 롯데에 밀려 4강에서 떨어지자 분노한 팬들이 최근 “6668587, 팬들은 성적보다 LG의 근성없는 공놀이가 더 부끄럽다” “DTD, 가을야구는 또 내년입니까” 등의 글귀가 쓰인 현수막을 잠실구장에 가져온 것이다.
팬들은 지난 8일 잠실구장 LG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은데 이어 14일 잠실구장 중앙출입문 앞에 몰려와 항의했다. 특히 14일엔 수백여명이 “박종훈 감독과 주장 박용택은 나와라”며 청문회를 요구했다. 트레이드까지 두 차례 했지만 최근 10경기에서 3승7패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당시 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들이 다른 출입문으로 몰래 빠져나가는 바람에 팬들도 자정 넘어 해산해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팬들이 구단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청문회에 대한 여론을 모으고 있어 또다시 단체행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팬들의 비난 목소리에 LG 선수들도 마음을 다잡은 듯 주장 박용택의 주도 하에 경기가 없던 15일 특별훈련을 실시했다. 박종훈 감독도 16일 구단 홈페이지에 ‘팬 여러분들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글을 띄워 팬들에게 성적 부진에 대한 유감과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좋은 성적만이 팬들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 것을 알기 때문이다. 팬들의 인내심이 거의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LG는 어느 구단보다 4강 진출이 절박해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