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육상 국가대표 여호수아가 본 볼트 “그의 다리는 공중서 떠다니는 것 같았다”

입력 2011-08-16 18:37


“마치 큰 새가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한국 육상 국가대표 여호수아(24·사진)는 우사인 볼트를 본 순간에 대해 한마디로 ‘충격’이었다고 했다.

여호수아는 1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볼트에 대해 “다른 세계, 아니 우주에서 온 것 같았다. 너무 크고, 덩치도 너무 좋았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또 “경기하는 폼도 좋고, 아무튼 흠잡을 데가 없었다”며 처음 본 순간의 충격을 표현했다.

본보 객원 해설위원이기도 한 여호수아는 볼트와 두 번 만났다고 전했다. 2010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는 볼트와 직접 트랙에서 경쟁을 벌였고, 2009년 전지훈련 차 자메이카에 갔을 때도 볼트를 만났다.

여호수아는 지난해 대구 국제대회에서 볼트와 뛴 상황에 대해선 “같이 뛴다는 느낌이 안 들었을 정도”라며 스피드에 혀를 내둘렀다. 당시 볼트는 4번 레인, 여호수아는 8번 레인에서 뛰었다. 여호수아는 “짧은 거리인데도 시작부터 차이가 많이 나더라”며 “스타트할 때부터 볼트를 중심으로 주자들의 모양이 화살표가 됐다. 완전히 기러기가 날아가는 모양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그런 선수랑 한 트랙에서 뛴 것 자체만으로 선수로서 영광된 일”이라며 “솔직히 같이 뛰어서 잘만 붙으면 한국 신기록을 깰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다짐을 했지만 워낙 격차가 많이 났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대구 국제대회에서 볼트는 9초86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여호수아는 10초48로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여호수아는 또 2009년 자메이카 전지훈련에서 가진 볼트와의 만남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시합 뛰는 것을 봤는데 다리가 공중에서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한마디로 큰 새였다”고 말했다. 여호수아는 또 볼트의 성격에 대해선 쾌활하고 친근한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대화는 서로 많이 나누지 않았지만 같이 사진을 두 번 찍었다”면서 “보통 세계적인 선수들은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면 거부하는 경우가 많지만 볼트는 흔쾌히 포즈까지 취해줬다”고 볼트와의 만남을 기억했다. 여호수아는 100m 역대 한국 랭킹 3위에 올라 있는 국내 최정상급 스프린터로, 이번 대구 대회에서는 400m 계주에서 뛰는 선수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