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박22일 기도로 걸었다! 작은 예수 꿈꾸며… 국토기도대장정 We Do Walk 참가 기독 청년 서울 도착
입력 2011-08-16 18:09
“국민 여러분!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겠습니다.”
두 줄로 길게 늘어선 청년들은 도로를 걸으며 행인들을 향해 참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손에는 태극기와 피켓을 들었다. 그리스도인으로 제대로 살아보겠다고 선포하며 기도도 했다.
16일 ‘국토기도대장정 We Do Walk’에 참여한 기독 청년들은 혜화역에서부터 국회의사당까지 걸으며 15일부터 이어진 서울 행진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서울의 주요 대학과 교회, 공공기관을 향해 걸으면서 한국교회의 회복과 민족의 통일, 대한민국의 선교활동을 위해 뜨겁게 기도했다.
올해 처음 진행된 이번 행사는 기독교 청년사역단체의 연합체인 ‘We Do Walk ministry’가 주최한 것이다. 행사를 기획한 한국대학생리더십센터 김상민 대표는 “한국교회의 부정적 인식으로 국민들이 교회에 마음을 닫았다. 특히 청년들이 더욱 교회에 등을 돌렸다”며 “이번 행사는 청년들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교회 회복의 역할을 기도로서 감당하고자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걷기 행사에는 기독 청년들이 나서서 한국교회를 향한 불신과 비난을 잠재우고,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고 통일한국을 앞당기며 ‘작은 예수’가 되자는 헌신의 의미가 담겨 있다.
오병이어를 상징하는 52명의 청년·대학생들은 지난달 26일부터 해남과 부산으로 나뉘어 출발했다. 지난 5일 대전에서 합류한 뒤 15∼16일 서울을 거쳐 19일 종착지인 임진각 평화의 종각에서 대장정을 마치게 된다.
24박25일의 모든 일정에 참여하는 정의정(24·연세대 건축공학)씨는 “국토를 걸으며 제 자신이 한국사회와 주변 친구들에게 그리스도인으로서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통감했다”고 말했다. 또 “거창한 목표보단 우선 나부터 바로 서야 한국교회와 세상이 바로 설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노정현(26·여·이화여대 경영학)씨도 “그간 일부 대형교회의 잘못을 비판만 하고 다녔는데, 행진에 참여해 나 자신부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젊은 우리들이 기성세대에게 기대하지 말고 먼저 예수님의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때 세상의 일그러진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의 이런 태도는 무관심하고 냉소적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도 했다. 행인들 중엔 ‘파이팅’을 외치며 박수를 치는 사람도 있었다. 주변 가게에서는 “꼭 회복할 수 있길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와 음료를 전달하기도 했다. 광화문에서는 가수 션이 아들 하율(3)이와 행군에 참여했다. 션은 “성경 말씀대로 살아가려는 젊은이들의 뜻에 공감해 참여했다”며 “적은 수의 대학생들을 통해 하나님이 놀라운 역사를 만들어 가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