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여성운동가 코이랄라씨 “인신매매는 가장 부끄러운 행위 다친 영혼 치유해주고 자립 도와야”
입력 2011-08-16 19:27
네팔의 여성인권운동가 아누라다 코이랄라(62)씨가 16일 서울 쌍문동 덕성여대에서 여대생을 대상으로 ‘여성운동의 희망과 사명감’에 관한 강연을 펼쳤다. 덕성여대의 초청으로 강단에 오른 그는 2시간 동안 여성들의 아픔을 나누고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달에 150명의 소녀들이 네팔과 인도 국경지대 29곳에서 인신매매를 당합니다. 연간 5만명이 인신매매되는 셈이죠. 그중에는 7살 소녀도 있습니다. 인신매매는 인류의 가장 부끄러운 행위입니다.”
코이랄라씨는 인신매매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여성 구호·재활 단체 ‘마이티 네팔’의 설립자다. 재단 이사장이기도 한 그는 17년간 인신매매됐던 네팔 여성 1만2000여명을 구조해 자립을 돕고 있다. 그 공로로 지난해 미국 방송사 CNN이 선정한 ‘올해의 영웅’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는 “팔려간 여성들은 인도로 보내진 뒤 포주에 의해 노예 상태로 전락하고, 부패한 경찰도 등을 돌린다”면서 “먹이 사슬구조 속에서 여성만 빼고 모두가 이익을 챙긴다”고 말했다. 수년간 착취당한 여성들은 에이즈나 성병으로 몸이 상할 뿐 아니라 심각하게 영혼이 상처 입는다고 했다.
“마이티 네팔은 네팔어로 ‘엄마의 집’이라는 뜻이에요. 우리는 이들의 다친 영혼을 치유하고 새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고등교육을 받았지만 남편의 매질에 세 번이나 유산을 했고, 이혼을 했던 코이랄라씨는 “피해 여성의 아픔이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인권 운동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인신매매 송출국과 유입국 정부들이 서로에게 강한 정책적 압력을 가하고, 시민들도 정부에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요구해야 합니다. 목표를 믿고 노력한다면 도와줄 사람들이 반드시 나타날 거예요”라고 강조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