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선주자들 “내가 DJ정신 계승” 목청
입력 2011-08-16 22:38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2주기(18일)가 다가오면서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일제히 ‘DJ 정신’ 계승을 앞세우며 적자 경쟁에 나서고 있다. DJ로 대변되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에서다.
16일 김대중도서관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김대중 연보’ 출판기념회에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 정세균 최고위원, 한명숙·권노갑 상임고문 등 야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요즘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정권교체할 준비가 됐는지, 이명박 대통령 탓만 하는 건 아닌지, 준엄한 얼굴로 꾸짖고 계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40년 전 ‘대중경제론’을 집필하셨는데 (내가 주장하는) ‘민생진보’의 뿌리가 거기 있다”고도 했다. 정체성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1996년 김 전 대통령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날 추도사를 내놨다. 정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배웠다”며 “민주연합의 길을 가라고 말씀하셨던 뜻을 이어받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성명을 통해 “김 전 대통령 일생에 걸친 한반도 평화 증진과 남북관계 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반도는 적대적 남북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며 “대북포용정책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추모 바람이 최근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야권통합 움직임에 촉매제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김 전 대통령 2주기 행사는 18일까지 계속된다. 17일 저녁에는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추모 음악회가, 18일 오전에는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공식 추도식이 열린다.
한편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도 ‘김대중 연보’ 출판기념회에 참석, “요즘은 우리 당에서 김 전 대통령을 더 열심히 연구한다. 노무현 정권을 창출해낸 노하우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