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읽기] ‘심리 게임’ 이겨야 폭락장 이긴다
입력 2011-08-16 17:56
미국과 유럽에 몰아닥친 재정위기 우려로 글로벌 증시는 며칠 사이 일제히 10% 안팎의 폭락장을 연출했다. 코스피도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종가 기준으로 17.45%포인트 하락함으로써 위기의 발상지인 유럽이나 미국 증시보다 훨씬 심한 폭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지금이라도 손절매를 해야하나’하는 고민을 짊어지는 투자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
현재와 같은 하락장에서 손실을 방어하고 중·장기적으로 성공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투자 원칙 및 전략을 과거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투매에 동참하지 말자. 주가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경기상황, 그리고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요즘과 같이 변동성이 심한 시장에서 주가는 실제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경기상황보다도 더 많이 오르고 더 많이 하락하는 과민 반응(overshooting)하는 경향이 있다. 일시적으로 ‘탐욕’과 ‘공포’라는 인간의 심리가 개입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중·장기적으로 주가는 펀더멘털과 경기상황에 수렴한다는 것을 과거 경험을 보면 알 수 있다. 10년간 100만 고객에게 25배의 수익을 안겨줬던 ‘피델리티’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는 이러한 심리를 경계하며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 절대로 팔지말라. 그리고 그 다음날도 팔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 실제로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지금처럼 코스피가 급락했던 9번의 사례(1995년 이후 5일간 12% 이상 하락)의 경우 평균 하락률은 15.1%였지만 이후 10일간 10.1%, 30일간 16.6% 반등했다.
둘째, 적극적인 자산 재배분을 고려하자. 만약 시장의 조정이 공포심리에 따른 과민반응이라 판단된다면 오히려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재배분을 통해 주가 급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최초 총투자자산 1억에 대해 안전자산인 예금과 공격투자형 자산인 주식형 펀드에 각각 5000만원씩 투자했다고 하자. 주식형 펀드가 20% 하락하여 평가액이 4000만원(정기예금은 이자 무시)이 되었다면 안전자산 비중은 총 자산중 투자비중이 55%로 증가하는 반면 공격형 자산 투자비중은 45%로 감소한다. 이때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정기예금 비중을 5%를 줄이는 대신, 저평가된 주식형 펀드 비중을 늘리는 식이다.
다만 공포의 패닉장에서는 조정의 바닥을 확인하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공포심리에 흔들리지 않는 투자원칙을 정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총 투자금액과 목표 수익률을 정하고 1년 이상의 투자기간을 정하여 시간을 두고 최대한 나누어 투자하여 투자 위험을 줄이는 전략을 권유한다.
안원걸 신한은행 강남 PB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