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수장 없이 4년 보내나
입력 2011-08-16 16:06
[미션라이프]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결국 내년 10월 행정총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2008년 감독회장 선거 파행 이후 아직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4년 임기의 감독회장 선거가 다시 돌아오는 내년까지 그냥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자조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만약 현재의 상태가 고착화되면 기감은 4년간 끊임없는 고소·고발로 허송세월만 보내게 된다.
◇김국도 목사 인정 vs 불인정=기감 문제의 당사자는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임시로 행정을 맡고 있는 백현기 감독회장 직무대행과 3년 전 감독회장 선거에서 최다득표를 했지만 자격 문제로 당선 인정을 받지 못한 김국도 목사, 재선거에서 승리했지만 1심에서 선거 무효판결을 받은 강흥복 목사다. 하지만 더 본질적으로 이야기하면 감리교 학맥의 대결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 목사는 공정하게 총회를 개최해 법률에 따라 후보를 심사하고 교리와 장정(헌법)을 다룬 뒤 선거를 치르면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감신대 출신들이 다수 포진된 서울연회는 재선거 후 총회 정상화를 주장한다.
◇행정총회가 과연 대안이 될까=백 직무대행이 해법으로 들고 나온 게 선(先)행정총회 개최다. 그는 “행정총회 개최가 현재로서 최대의 공약수고 최대의 방법”이라며 “기감이 식물인간처럼 돼 있으니 의견 표출도 안 되고 언로가 막혀 있어 최소한의 행정을 돌리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백 직무대행은 행정총회를 열었다고 해 재선거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소송만 마무리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감리회 정상화 수습 대책위원회가 모임을 갖고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문제의 당사자들이 불참하면서 그 의미가 퇴색했다. 한 기감 목회자는 “교단의 미래와 대의를 위해 누가 잘했든 잘못했든 문제가 됐던 사람들은 모두 그만두고 새로운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