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만 매출 1조… SK ‘자원부국 경영’ 결실
입력 2011-08-15 21:21
SK그룹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하고 있다. 배경에는 최태원 회장의 ‘자원부국(資源富國) 경영’이 깔려 있다. 고(故) 최종현 회장이 시작한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2003년부터 투자해 온 자원개발 사업이 올 상반기에만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최 회장은 올 들어 글로벌 자원 영토 확대를 위한 해외 자원 경영에 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최 회장은 올해 1∼2월에는 설 연휴도 잊은 채 브라질과 호주를 잇달아 방문해 철광석·석탄 광산 등을 둘러보며 사업 기회를 모색했고, 호주에서는 지하 400m의 석탄 광구에 직접 들어가 현장을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4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오지로 불리는 칼리만탄섬의 SK네트웍스 고무농장을 찾아 묘목장과 조림지를 살펴보며 사업 확대 가능성 등을 점검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펼쳐왔다.
최 회장은 매년 자원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 SK그룹은 2005년 자원개발에 1300억원을 투자한 이후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 2009년 9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처음으로 1조원 투자 시대를 열었다. 올해는 사상 최대인 1조7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그룹 자원개발 사업의 양대 축인 SK이노베이션은 해외 석유개발에서 5230억원, SK네트웍스는 석탄·철광석·구리 등 광물개발에서 42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상반기 실적으로 사상 최대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 한 해 동안 자원개발에서 1조7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처음으로 연간 자원개발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SK그룹이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 1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림으로써 지난해의 갑절에 이르는 실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SK 관계자는 “2003년 자원개발 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음을 감안하면 8년 만에 20배의 매출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이라며 “경영진의 신념과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그룹의 자원개발 사업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