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하던 LG 폭발 성장, 삼성은 유럽서 애플 특허 공세 만나… ‘스마트 기기’ 명암 엇갈린다

입력 2011-08-16 00:51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LG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애플과 삼성에 밀려 고전했던 LG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율 1위를 기록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잘나가던 삼성은 애플과의 소송 등 암초를 만나 유럽 시장에서 제동이 걸려 있는 상태다.

15일 미국의 시장분석기관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2분기 62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LG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0%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사이 분기 출하량이 무려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이미 지난해 생산한 전체 출하량보다 많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1분기까지 전년 대비 연속 1000%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했다. 따라서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5위권 진입도 가능한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이 같은 성장세는 보급형 스마트폰 ‘옵티머스 원’에서 고급형 ‘옵티머스 2X’에 이르는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가능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3D TV 시장에서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은 LG가 스마트폰 ‘옵티머스 3D’ 출시를 통해 ‘3D 스마트폰 시장’이라는 틈새를 공략하면서 3D 콘텐츠의 생태계를 형성하고 시장을 선점해 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먼저 출시된 ‘옵티머스 3D’는 출시 1개월 만에 누적 공급량 12만대를 돌파했다. 또 이달 들어 주말 개통수도 5000대를 기록하는 등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북미 지역과 함께 전체 제품 판매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 지역에서 애플의 특허 공세로 뜻밖의 암초를 만나 당황하는 모양새다. 특히, 독일법원이 애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지난 9일부터 갤럭시탭10.1의 추가 판매가 중지됨에 따라 향후 심리가 열리는 최소 4주간 갤럭시탭10.1의 유럽 수출이 차질을 빚게 됐다. 더욱이 현재 삼성은 애플과 8개국에서 20여건의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 결정이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경우 단기간 판매 전략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데다 이미지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처분신청건에 대해선 곧바로 이의제기를 신청할 것이며, 현지 거래처나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