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서버두고 무제한 베팅 유혹…100억대 불법 스포츠토토 덜미
입력 2011-08-16 00:46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강모(28)씨는 2008년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다 적발돼 법원에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았다. 강씨는 2009년 2월 가석방돼 4개월 후 중국 다롄시로 갔다. 그곳에 사무실을 마련한 강씨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시에 주소를 둔 서버를 빌렸다. 개발자 최모(42)씨에게 스포츠토토 프로그램 제작을 주문했고, 자금세탁을 위해 대포통장을 만들어줄 나이트클럽 웨이터 조모(32)씨와 이모(30)씨를 섭외했다.
강씨가 ‘시즌 2’로 선보인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는 더욱 강력해졌다. 합법 스포츠토토에선 베팅 한도가 10만원이지만 이곳에선 무제한이다. 세금 부담이 없어 돈을 보상하는 비율을 90%로 끌어올렸다. 국내 경기는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e-스포츠인 스타크래프트 경기까지 도박 대상으로 했다.
강씨 일당은 사이트를 알리기 위해 410만건의 스팸문자를 발송했으며 발송 비용으로 7000만원을 지출했다. 재미 삼아 접속한 S경비업체 안모(30)씨는 두 달여 만에 8700만원을 날렸고, 자신이 관리하던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2300만원을 훔치다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희준)는 2년1개월간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해 매출 139억원을 올리고 8억9505만원을 챙긴 혐의(도박 개장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강씨와 조씨를 구속 기소하고 최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 수익으로 형성된 부동산과 수익금 전액을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