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펀드 ‘우리금융 예비입찰’ 불참 가능성

입력 2011-08-15 18:28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 참여했던 사모펀드 3곳 중 하나인 보고펀드가 입찰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기에 미국 재정위기로 우리금융 주가가 급락, 정부가 ‘헐값매각’ 부담을 짊어지고 입찰을 강행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일부 사모펀드 투자자의 경우 “딜(Deal)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며 동요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매각 무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보고펀드는 17일 예비입찰 마감 시한을 앞두고 아직 전략적 투자자(SI)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펀드는 그동안 사모펀드나 재무적 투자자(FI)보다는 경영에 관심 있는 SI를 모집해왔으며 최근 한국금융지주에 컨소시엄 참여를 제의했지만 거절당했다. 보고펀드 관계자는 “명망 있고 능력 있는 SI가 있다면 입찰에 참여할 생각”이라며 “SI가 없다면 끝까지 못갈 수도 있다”며 예비입찰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와 티스톤파트너스가 만약 예비입찰에 참가하지 못할 경우 유효경쟁이 설립되지 못해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우리금융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정부로서는 ‘헐값매각’ 부담을 짊어지게 된 것도 악재로 평가받는다.

우리금융 주가는 지난 1일 1만4250원에서 12일 1만1300원으로 폭락했다. 정부 보유지분 56.97% 중 30%를 매각할 경우 이 기간에만 7133억원의 공적자금이 허공에서 사라지게 된다. 미국 재정위기가 유럽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 확대되고 있어 연말까지 주가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도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만약 ‘제 값’을 받기 위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확대할 경우에는 사모펀드 투자자들이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김용범 공자위 사무국장은 “예비입찰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아 지금 와서 어떤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면서 “일단 예비입찰을 보고 가능한 수단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와 티스톤파트너스 투자자 사이에서는 이미 정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있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FI와 달리 SI는 자신들도 리스크를 짊어지고 참여하기 때문에 굉장히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면서 “이미 일부 SI의 경우 딜이 무산되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SI는 예비 입찰 이후 컨소시엄에 참여하겠다는 식으로 나서고 있어 사모펀드들도 곤혹스러운 처지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