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 터진 산모 내친 비정한 중국인들

입력 2011-08-15 18:18

버스 안에서 양수가 터진 임신부가 주위의 도움을 받지 못해 길에서 아이를 낳았다.

중국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에 사는 쉬싱취안(許興勸)은 지난 13일 이른 아침부터 진통이 시작된 아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 나섰다. 가까운 병원을 찾으려 버스에 탔지만 곧바로 문제가 생겼다. 아내의 양수가 터진 것이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버스 기사와 승객들은 매정했다. 부부를 돕기는커녕 버스에서 내려 다른 차를 타라고 재촉했다. 한 승객은 “더럽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성화에 못 이겨 버스에서 내려야 했다. 급히 택시를 잡으려고 했지만 아무도 이들을 태워주지 않았다. 승용차 운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쉬싱취안의 아내는 길에서 아이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 부부의 소중한 딸은 세상에 나오자마자 온통 흙투성이가 됐다. 출산 후 10여분이 지나서야 구급차가 도착해 산모와 아기를 병원으로 옮겼다고 중국 인터넷매체 항저우왕(杭州網)이 15일 보도했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들끓었다. ‘신동방(新東方)’이란 아이디의 네티즌은 “교육의 부재, 냉혹한 가치관, 양심의 상실이 결합돼 일어난 사건”이라며 “당신들은 양심이라는 게 만져지는가”라고 꼬집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