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印尼 등 아시아 신흥국 통화 새 ‘안전자산’ 급부상

입력 2011-08-15 18:16

아시아 신흥국 통화가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최근 요동치는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 속에서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거리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던 아시아 통화 가치는 급락세를 연출해 왔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미 달러화 대비 태국 바트화와 인도네시아 루피화 등의 가치는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고, 싱가포르 달러화 가치는 이달 초 들어 1%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이 미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의 절상 흐름을 용인하면서 아시아 내 다른 국가 통화에 대한 낙관론은 더 커졌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이날 6.3950위안을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기업 실적도 아시아 통화의 매력이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투자를 이끄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아다르쉬 시나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이제 아시아 통화를 안전자산으로 거론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사실상 제로금리’ 방침과 중국의 통화정책 변화 역시 이런 흐름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물론 유럽 재정위기가 더 확산될 경우 자금이 아시아 시장에서 빠져나가 3대 안정자산인 미국 채권,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에 쏠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WSJ는 채권 거래 등을 볼 때 아시아 신흥국 통화에 대한 신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아시아 지역의 자국통화표시 채권펀드에는 매입세가 두드러졌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에 따르면 지난주 아시아 이머징마켓 자국통화표시 채권펀드에 유입된 돈은 1억900만 달러에 달했다. RBS 측은 “선진국 시장에서 빠진 돈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됐던 아시아로 몰려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