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분석] 보궐선거 개입·책 출간·야권통합 주도… 기획된 대권행보? 시민정치운동 일환?

입력 2011-08-15 17:53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최근 행보는 대권주자를 연상케 한다. 본인은 고개를 가로젓지만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그를 강력한 야권 대선 후보로 분류하고 있다.

문 이사장 행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4·27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개입과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 참여, 저서 ‘문재인의 운명’ 출간 등이다. 김해을 선거에서 그는 야권 단일화를 측면 지원했다가 단일후보가 여당 후보에 패했다. 이때 그는 ‘느슨한’ 야권 연대·연합으로는 내년 총선에 승리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한 달여가 지난 6월 초 자서전을 펴냈고 책은 삽시간에 10만부가 팔려나갔다.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셈이다. 7월 말에는 정치 참여에 소극적이던 이전까지의 태도를 버리고 ‘원탁회의’에 뛰어들었다.

일각에선 이런 행보가 문 이사장 주변과 친노그룹 등에 의해 ‘기획’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15일 “서울과 부산에서 책콘서트를 하는 것도 그렇고, 이미 의도되고 기획된 정치 행보처럼 보인다”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를 직접 찾겠다는 친노진영의 권력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이에 대해 문 이사장 측은 “기획된 대권 행보는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이호철 노무현재단 부산지역위원장은 “저서는 1만∼2만부 나가면 성공이라 생각했다. 야권통합 외에 다른 구상을 하거나 기획하는 건 없다”고 단언했다.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도 “수행비서 하나 없고, 직접 자가용을 몰고 출퇴근하시는 양반이 무슨 대권 행보냐”며 “시민정치운동을 하시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이사장에 대한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관심이 식지 않는 한, 그가 대선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주변 기대와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그를 대권 후보로 몰아가고 있다”며 “문 이사장 행보가 총선 승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 그 이후는 (어떻게 변할지)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