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분석] 겉으론 “文 급부상 野에 큰 도움” 각자 셈법 따라 속내는 복잡

입력 2011-08-15 17:54

야권 대선주자들은 하나같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인기 상승을 환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각자 셈법에 따라 온도차는 분명하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 이사장이 뜨고 있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야권에 대한 전체 지지율을 키우는 데 문 이사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 문 이사장과 손 대표의 지지율은 이미 여러 여론조사에서 역전된 것으로 나오고 있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문 이사장은 아직까진 신비주의에 싸여 있다”며 “현재 우리 입장은 관망”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속자라 생각하며 당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내심 문 이사장의 파괴력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분위기다. 노 전 대통령과 관계가 좋지 못했던 그는 여전히 친노그룹의 견제를 받고 있다.

반면 친노그룹과 가까운 정세균 최고위원은 문 이사장을 적극 반겼다. 한 측근은 “정치인 중 제일 먼저 ‘문 이사장이 정치하면 좋겠다’고 언급한 이가 바로 정세균”이라고 전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의 속내는 조금 더 복잡하다. 문 이사장과는 ‘대체재’ 관계라는 평을 받는 데다 지지층이 다수 겹치기 때문이다. 그래도 유 대표 쪽에서는 “정권교체를 하려면 야권통합이 필요한데 손 대표보다는 문 이사장이 좋다”거나 “집권 후 정권에 참여하기에도 같이 일해 본 경험이 있는 문 이사장이 훨씬 낫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