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군함 동원 유혈 진압
입력 2011-08-15 00:42
시리아 정부가 이번엔 해군 군함을 동원해 반정부 세력을 공격했다.
시리아 군함이 14일(현지시간) 지중해 연안의 항구 도시 라타키아를 공격해 최소 2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시리아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군함이 동원된 것은 처음이다.
시리아 군은 이른바 수륙양면작전을 폈다. 해안에서는 포함(砲艦)이 뭍을 향해 중화기 공격을 퍼부었다. 동시에 탱크 20여대를 도시 중심부로 투입했다. 무장한 군인은 주택과 상점에 들어가 총격을 가했다.
시리아 정부는 반정부 성향이 강한 도시를 차례로 장악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까지는 서부 도시 하마에서 무자비한 진압 작전을 펼쳤다.
시리아 정부가 반대 종파 학살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라타키아는 하마처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반대하는 이슬람 수니파의 영향력이 강한 곳이다.
팔레스타인 난민도 사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타키아에는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가 있다. 시리아 정부는 이 도시의 유선전화와 인터넷 연결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라타키아에선 지난 12일 약 1만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13일에는 군의 진압 과정에서 희생자가 2명 나왔다. 인구가 약 60만명인 이 도시는 시리아의 대표적 무역항이다. 관광·휴양지로도 유명하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3일 전화 통화를 한 뒤 시리아 정부에 보안군의 유혈 시위 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두 정상은 시리아 국민들의 민주적 정권교체 요구가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앞으로 시리아 정부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추가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8일 시리아 상황 관련 특별회의를 연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