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 그레고리 레이첵씨… 위안부 할머니 고단한 삶 6년째 사진 기록

입력 2011-08-14 20:15

“정신대 할머니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일제 강점기의 과거를 청산하는 동시에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일입니다.”

경북 경산 경일대학교 영어교육실에서 전임강사로 있는 캐나다인 그레고리 레이첵(34)씨는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는 일을 6년째 해오고 있다.

2006년 한국을 소개하는 한 서적에서 일제가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자행한 인권유린 사실을 접한 뒤 시민단체인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문을 두드린 게 시작이었다.

레이첵씨는 제대로 된 위로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고, 더 늦기 전에 그들의 삶을 필름에 담아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이 문제를 제대로 짚고 넘어가지 않는다면 여성을 상대로 한 인권유린은 언제 어디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 카메라를 들었다”고 말했다.

레이첵씨는 그동안 대구와 경북 지역에 거주하는 위안부 할머니 15명의 일상적이지만 고단한 삶의 단편을 사진으로 포착했다. 그렇게 촬영할 사진 가운데 일부를 지난 5월 영국 런던의 핫슈(Hotshoe) 갤러리와 경일대 도서관에서 전시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내년 봄에는 서울에서도 사진전을 열 예정이다.

레이첵씨는 “공식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이제 234명밖에 남지 않았다”며 “생존자들이 한 분이라도 더 남아 있을 때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