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미녀일수록 ‘이기심’ 강하다… 英 대학 ‘죄수의 딜레마’ 실험

입력 2011-08-14 23:02

미남, 미녀로 인식되는 대칭형 얼굴을 지닌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이기적 성향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에든버러대와 스페인 마드리드자치대의 연구팀은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 실험을 통해 대칭형 얼굴을 지닌 사람들이 덜 협력적이라는 결론을 냈다.

얼굴이 대칭적인 사람일수록 죄를 자백해 혼자만 감형 받으려는 시도를 더 많이 한다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 실험에서는 공범인 두 사람을 격리시킨 뒤 둘 다 자백하지 않을 경우 무죄를 선고한다. 공범을 배신하고 자백하면 혼자만 감형 받을 수 있다. 얼굴이 대칭인 사람은 실험상 ‘공범’에 대한 믿음도 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진화 과정에서 이런 현상이 강화된 것으로 추론했다. 사람들은 잠재의식적으로 대칭인 얼굴이 건강한 개체임을 뜻한다고 여기며, 이런 모습을 한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매력을 느낀다. 이에 따라 대칭형 얼굴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 충분히 온전하다고 느껴 남에게 도움을 구할 필요를 덜 느낀다는 것이다. 얼굴이 대칭인 사람들이 선천성 질병을 앓을 확률이 낮고 생물학적으로 우월한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기존 연구도 연구팀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수천년간 자연선택 과정을 통해 이러한 성향이 현재까지 이어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오는 23~27일 독일 린다우에서 열리는 연례 노벨상 수상자 모임에서 검토될 예정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