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화려한 첫골…유럽파 신바람
입력 2011-08-15 00:46
“첫 골 넣고, 첫 출장하고…”
유럽파 태극전사들이 주말 밤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앞으로의 대 활약을 예고했다. 손흥민(19·함부르크)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의 노르트방크 아레나에서 열린 헤르타 베를린과의 2011∼2012 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16분 시즌 데뷔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하프 라인 왼쪽 50m 부근에서 볼을 뺏은 뒤 질풍같은 드리블에 이은 환상적인 오른발 강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프리시즌 10경기에서 무려 18골이나 몰아넣은 상승세를 올 시즌 첫 경기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손흥민은 지난 6일 정규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고열과 몸살 증세로 결장하면서 아쉬움을 남겼고, 그 여파로 지난 10일 치러진 일본과의 평가전에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시즌 첫 골로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의 우려도 말끔히 씻어내게 됐다. 손흥민은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셀틱에서 뛰는 기성용(22)도 시즌 2호골을 뽑아내며 지난 한·일전의 부진을 한 방에 날렸다. 기성용은 이날 셀틱 파크에서 열린 던디 유나이티드와의 정규리그 3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앞선 후반 13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쐐기골을 꽂았다. 지난달 24일 하이버니언과의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멋진 중거리포를 터트렸던 기성용은 정규리그 3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했다.
잉글랜드에서는 한국인 역대 최연소 프리미어리거인 지동원(20·선덜랜드)이 첫 데뷔전을 안정적으로 치뤘다. 지동원은 이날 새벽 열린 2011∼2012 시즌 개막전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1-1로 맞서던 후반 21분에 아사모아 기안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동원은 좌우 측면을 오가면서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큰 키를 활용해 공중볼 다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유연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동원은 비록 데뷔전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포지션 경쟁자인 코너 위컴보다 먼저 교체 카드로 활용돼 이번 시즌 주전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프랑스에서도 남태희(20·발랑시엔)가 프랑스 리그1 시즌 2라운드 브레스트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36분 교체 선수로 투입돼 시즌 첫 출장을 알렸다. 유럽파 태극전사들의 활약에 국가대표팀도 희색이 만연하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의 경기를 보느라 밤잠을 설쳤다”면서 “손흥민과 기성용이 골을 넣고 지동원도 데뷔전을 비교적 잘 치러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