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주최 전국노동자대회 참석 긴급 취소… 손학규 대표 또 정체성 논란
입력 2011-08-14 20:22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민주노총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가 행사 시작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취소했다. 이에 따라 종북진보 발언, 희망버스 탑승 거부 때와 비슷하게 손 대표의 정체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14일 오전 10시쯤 “오늘 오후 3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8·15 전국노동자대회에 손 대표가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하루 전부터 이 행사에 참석한다고 공지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변인실은 “계획에 없던 일정인데, 실무자 실수로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민노총 관계자는 “일주일 전부터 민주당이 요구해 손 대표의 발언시간을 잡아뒀는데 갑자기 정동영 최고위원으로 변경됐다”고 했다. 대표 일정은 미리 본인에게 보고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 대표가 이 행사에 일부러 가지 않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전국노동자대회는 민노총이 주최하는 행사로, 야권통합의 파트너인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도 참석하는 자리다.
손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진보’보다는 ‘중도’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 과정에서도 진보진영의 장외투쟁 노선을 거부하고, ‘합리적 해결’을 호소해 왔다. 그러나 당내에는 이런 그의 전략이 최대 약점인 정체성을 더욱 부각시킨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민주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손 대표가 우선 야권 통합 세력과의 연대부터 공고히 한 뒤 중도층을 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