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쌀 나눠주어요"

입력 2011-08-14 23:11


[미션라이프] “교회에서 쌀을 가지고 왔습니다.” “뭐라고 감사드려야할지.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서울 삼각산동 SK아파트 단지. 이곳 5300세대 중 1500세대는 임대아파트다. 14일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는 궂은 날씨였지만 서울 삼양중앙감리교회 김문철 목사와 5명의 봉사대원은 20㎏짜리 쌀 1포대를 안모(91·여)씨에게 건넸다. 안씨는 10㎡ 남짓한 집에서 장애를 갖고 있는 아들 진모(55)씨를 돌보고 있다. 안씨는 “늙은이가 오래 살아 미안하다”며 연신 고맙다고 했다.

교회가 이날 저소득층 500가구에 20㎏짜리 쌀을 전달하게 된 것은 제4대 담임목사로 맞이한 김 목사 때문이다. 김 목사는 지난달 10일 취임식 때 화환 대신 쌀을 받겠다고 알렸고 1300만원이 성금으로 입금됐다. 교회는 동사무소 추천을 받아 지난 13일부터 지역 기초생활수급자와 독거노인, 저소득층 가정, 인근 중학교 한부모 가정 등에 쌀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역 미자립교회 16명의 목회자도 빼놓지 않았다.

김학영(55) 장로는 “도와달라는 주문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교회가 이렇게 지역사회를 위해 사랑을 나눈다는 게 자랑스럽다. 이런 일이 결국 하나님을 섬기는 게 아니겠냐”면서 “김 목사님의 부임 후 성도들 사이에 부흥과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귀띔했다.

김 목사는 “지난 33년간 숱한 교회행사를 접해봤지만 화환은 행사가 끝나자마자 폐기물로 전락해버린다”며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는 차원에서 앞으로도 추수감사절과 성탄절 때도 쌀을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감리교 서울신학교와 평택대 신학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김 목사는 부임 후 자비를 털어 교회 내 저소득층 20가구에도 쌀과 생활비를 전달한 바 있다.



글·사진=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