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입비중, GDP 대비 3년래 최고수준 세계주가 폭락 ‘실물’ 덮칠까 벌벌
입력 2011-08-14 18:24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입 비중이 3년래 최고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지나친 대외의존 경제 구조는 세계 경제의 중심축인 선진국 경기 둔화가 가시화할 경우 치명타가 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우리나라의 무역 구조와 최근의 주가 폭락사태 등을 고려,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예상치(4.5%)뿐만 아니라 4%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분기 우리나라 GDP에서 수출과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110.1%로 지난해 말(104.0%)보다 6.1% 포인트 상승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2008년 4분기 114.6% 이후 최고치다.
GDP 대비 수출입 비중은 2008년 4분기 이후 감소세를 보여 꾸준히 90%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 다시 100%를 넘기 시작하더니 3분기 102.8%, 4분기 104.0%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민총소득(GNI) 대비 총수출입 비중 역시 2009년 98.8%에서 2010년 105.3%로 6.5% 포인트 상승했다. 수출입 비중이 GNI나 GDP를 넘어설 정도로 우리나라의 대외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을수록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타격을 쉽게 받게 된다. 이달 들어 발생한 글로벌 주가폭락 사태에 대한 우려가 높은 이유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세계 주가 폭락, 성장궤도 하향의 서막인가’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당시의 교역 상황을 비교하며 최근 주가폭락 사태의 파급효과를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세계 평균 교역증가율은 -6.5%였다. 특히 전자제품, 자동차 등 내구재 부문의 교역은 13.9%나 쪼그라들었다. 내구재 관련 부품을 주로 수출하는 우리나라 역시 당시 타격이 불가피했다.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내수 부문의 성장이 지연되는 가운데 수출이 성장을 주도해 왔기 때문에 세계 경기 둔화로 수출 활력이 낮아지면 국내 경기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이번 사태로) 경기의 조정 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되거나 다시 하강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이 경우 연간 경제성장률 역시 예상치인 4%대를 달성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가뜩이나 침체한 내수 부문이 주가 폭락으로 더 쪼그라들 수도 있다. 자산가치 하락과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자들이 소비를 더욱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