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작은 사랑의 큰 열매
입력 2011-08-14 18:09
마태복음 25장 31∼46절
지난 16일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가수 인순이는 로널드 루이스라는 사람을 만나 뜨겁게 포옹을 했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38년 전인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뮌헨 올림픽이 열린 해이고, 10월 유신이 선포된 해입니다.
그때 인순이는 경기도 동두천에 살고 있었습니다. 흑인 미군 병사였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 소녀였습니다. 단일 민족국가인 우리나라가 혼혈인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심합니까? 특별히 흑인 혼혈인이었던 인순이는 많은 조롱과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을 것입니다. 당시 인순이 나이는 15세였고, 그녀는 항상 혼자였고, 외톨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때 혼혈 소녀를 따뜻하게 위로해준 로널드 루이스라는 미군 병사가 있었습니다. 당시 이 병사가 인순이에게 매우 큰일을 해준 게 아닙니다. 시간을 같이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대화를 나누고 격려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인순이의 인생에 가장 큰 힘과 위로가 되었던 것입니다.
사실 우리도 이러한 작은 관심, 작은 사랑만 있다면 희망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큰 도움이 아닙니다. 작은 관심, 작은 사랑이 필요한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유를 해주신 것입니다. 마지막 때가 되면 인자가 오른편에 양을, 왼편에는 염소를 구분하십니다. 그리고 오른편으로 구분된 자들에게는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요 나와서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고 하시면서 엄청난 복을 선언하십니다. 반대로 왼편으로 구분된 자들에게는 저주를 선언합니다. ‘나를 떠나라. 그리고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원한 불에 들어가라’고 엄청난 저주를 선언합니다. 이러한 저주를 받고 싶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축복을 받은 자도, 저주를 받은 자도 그 이유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내가 왜 복을 받았는지 어리둥절하더라는 것입니다. 저주를 받은 자도 내가 왜 저주를 선언 받았는지 의아해하더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받습니다. ‘내가 모르면서 하는 것’이 심판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것입니다.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행한 평상시의 일들이 심판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삶으로, 성품으로 드러나는 기억나지 않는 평상시의 작은 일들이 심판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큰일을 심판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심판의 기준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은 일입니다.
그 작은 일은 무엇입니까? 우리의 이웃이 주릴 때 먹을 것을 주는 것, 목마를 때 마실 것을 주는 것, 나그네 되었을 때 영접하는 것,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혀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관심과 사랑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도 삶으로, 습관으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입니다. 작은 자에게 대한 작은 사랑, 이것은 우리 모두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만 있으면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주님께서 다시 오실 그날에 그분의 우편에서 복의 선언을 받는 자가 되길 기도합니다.
김영걸 목사 (포항 동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