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부권에 중·대형 공연장 잇단 개관 주민 문화적 욕구 해소 나섰다

입력 2011-08-14 17:29

그간 문화적으로 소외지역이었던 서울 서남부권에 중·대형 공연장들이 잇따라 들어서며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8년 5월 구로구에 구로아트밸리가 개관한 데 이어 2009년 영등포구에 CGV팝아트홀이 들어섰고, 다음 달 1일에는 신도림역 부근에 뮤지컬전용극장인 디큐브아트센터가 문을 연다. 구로아트밸리는 579석, CGV팝아트홀은 513석의 중규모 공연장을 갖추고 있다. 디큐브아트센터는 1242석의 대극장과 500석의 중극장을 갖춘 서남부권 최초의 대형 공연장이다.

이들 극장은 예술의전당·국립극장 등 기존 주요 극장과는 달리 인구밀집지역에 여타 상업시설과 섞여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CGV팝아트홀은 영등포 타임스퀘어 내부에 자리 잡고 있다. 인근에 백화점·쇼핑센터·식당가·지하철역이 위치한 전형적인 번화가다. 구로아트밸리 인근에도 영화관과 식당가 등이 있다. 디큐브아트센터 역시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과 인접한 위치에 백화점·쇼핑센터·호텔과 함께 완공된다.

극장들의 배후지인 영등포·구로·금천·강서·양천구 인구는 총 300여만명이다. 인구밀집지역인데다 유동인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일찍부터 샤롯데시어터·LG아트센터·예술의전당·한전아트센터 등 다양한 공연장을 갖추고 있던 동남권 부촌에 비해 공연장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 세 극장은 뮤지컬전용극장(디큐브), 콘서트와 뮤지컬 등 다목적극장(CGV팝아트홀), 클래식 공연장(구로아트밸리)으로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이들 극장의 성공 가능성은 공연에 익숙하지 않았던 관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 선정과 제작에 달려 있다는 게 내외의 분석이다. 구로아트밸리 관계자는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고 주변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아트밸리는 개관 이래 약 60%의 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개관 초반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CJ 관계자는 “CGV팝아트홀의 경우 객석 예매율이 90% 이상을 기록한 공연도 있을 정도로 관객들이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고희경 디큐브아트센터 극장장은 “서울 서남부는 옛날 공단 이미지에서 벗어나 벤처기업과 주거단지가 입주하면서 변화하고 있다”며 “새로 생긴 극장들이 많은 인구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