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자세 안좋으면 허리·무릎·뒤꿈치 삐끗

입력 2011-08-14 17:36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일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13일 미국 선수단을 필두로 각국 선수들이 속속 입국하면서 육상 운동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누구보다 반기는 이들은 평소 건강증진을 위해 마라톤, 조깅 등 달리기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달리기 운동은 심장과 폐는 물론 골반 중심의 삼각지대를 일컫는 ‘파워 존’과 다리 근력을 튼튼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꼽힌다.

다가오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계기로 달리기 운동을 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해 알아본다.

◇무리한 달리기 운동은 무릎 연골 손상 위험=달리기 운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흔한 부상은 속칭 ‘러너즈 니(runner’s knee)’로 불리는 무릎 부상이다. 러너즈 니는 과도한 달리기로 무릎 관절의 연골 판이나 주변 근육과 인대 손상으로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달리기 운동을 할 때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달리기를 멈추고 냉찜질을 해주거나 무릎 관절을 약간 구부린 상태로 수건 등 푹신한 것을 오금 부위에 받치고 쉬어야 한다. 달리기 전에 구멍이 뚫린 무릎 밴드를 구입해 착용하는 것도 러너즈 니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리한 달리기로 무릎 관절의 연골 판이 손상되면 쪼그려 앉기와 오리걸음을 하기가 힘들고 방향 전환 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일단 통증이 나타나면 무릎 관절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이므로 간과하지 말고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휴식을 취하며 잘못된 운동 자세를 고친 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딜 때 발뒤꿈치가 아프면 족저근막염 의심=족저근막염도 자주 발생하는 달리기 운동 후유증 가운데 하나다. 족저근막이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으로 충격을 흡수하고 발바닥의 아치를 받쳐주는 조직이다.

족저근막염은 특히 아침에 첫발을 내디딜 때 발뒤꿈치 쪽이 아프고,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도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아킬레스 힘줄이 너무 뻣뻣하거나 평발 또는 반대로 발바닥 아치가 너무 깊은 발, 안짱다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달리기를 할 때 뒷발로 찍어 차는 주법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자주 발생한다.

증세가 가벼울 경우엔 1∼2주간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며 족저근막 스트레칭을 해주면 쉽게 낫는다. 하지만 이를 방치, 발뒤꿈치를 딛지도 못할 지경에 이르면 초음파 치료나 수술이 필요하다.

족저근막 강화 스트레칭은 한쪽 무릎을 접은 상태로 바닥에 앉아서 다른 쪽 발목을 몸쪽으로 구부린 후, 발가락이 발목을 넘어서도록 당긴 뒤 10초간 정지하는 동작을 10회 반복하는 방법으로 한다.

◇허리를 10도 이상 구부리지 말아야=무리한 달리기로 인한 관절염, 족저근막염 등의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달리기를 할 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먼저 시선은 전방 18∼20m 앞에 두고, 옆에서 봤을 때 머리부터 어깨 몸통 엉덩이까지 일자 형태로 반듯하게 세우는 것이 원칙이다. 약 5도 정도는 앞으로 기울여도 괜찮지만, 10도 이상 기울이게 되면 허리 근육을 경직시켜 요통을 일으킬 수 있다.

안산튼튼병원 안성범 원장은 “달릴 때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은 평상시보다 3∼4배에 이르는데, 구부정한 자세로 달리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하중이 척추에 걸리게 돼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달리기를 하는 동안 어깨가 아픈 경우도 있다. 이는 달릴 때 어깨를 지나치게 들썩이고 있다는 증거다. 안 원장은 “목과 척추를 중심으로 상체의 힘을 빼고, 상체가 움직이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달려야 어깨 통증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