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백일해

입력 2011-08-14 17:36


백일해는 발작적 기침이 백일 이상 간다는 의미에서 병명이 붙여진 호흡기 감염 질환이다.

초기에는 잦은 기침과 콧물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발생하며, 심한 기침을 하다 숨을 들이쉴 때 ‘웁’ 하는 특징적인 소리를 내는 백일해 환자가 최근 들어 다시 늘고 있다. 이는 추가 접종 시기를 놓친 청소년과 성인이 백일해에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아직 면역을 획득하지 않은 영유아와 접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백일해는 사계절에 걸쳐 발생하지만 봄부터 여름을 거쳐 가을까지 많이 발생한다. 2009년에는 이 기간 중 국내 1세 미만의 영아 백일해 환자가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백일해는 특히 영유아에게 위험한 질환이다. 영유아가 백일해에 걸리면 갑작스런 경련이나 뇌손상 등을 유발,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정부가 백일해를 예방하는 DTaP 백신을 영유아 필수예방접종 대상으로 포함시켜 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영유아들은 생후 2, 4, 6, 15∼18개월에 각각 한 번씩 DTaP 백신을 맞고, 만 4∼6세에 한 번 더 접종을 하는 등 총 5회에 걸쳐 백일해 예방접종을 받도록 돼 있다. 이를 어기면 백일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영유아기에 4회의 기본 접종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만 4∼6세 때 추가 접종을 놓치게 되면 8∼10세 이후 면역력이 떨어져 백일해에 걸리게 된다.

실제 만성기침 증상이 있는 성인 중 약 3%가 백일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다. 영유아 백일해 환자 중 약 80%가 가족으로부터 전염되고, 어머니에게서 옮은 사례가 32%나 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이는 영유아 백일해 감염의 주요 경로가 가족이라는 얘기다. 대부분 백일해에 감염된 줄 모르고 계속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다 기본 접종을 완료하기 전의 영유아에게 병원체를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를 차단하는 방법은 백일해 항체를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항체가 없을 경우 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것뿐이다. 특히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과 출산 직후의 산모를 포함, 영유아와 접촉이 잦은 형제자매나 조부모, 영유아를 돌보는 보모, 육아시설 종사자들은 반드시 백일해 백신 추가 접종(Tdap 백신)을 챙겨야 한다.

백일해 백신 추가 접종은 Td(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신을 추가 접종해야 할 때 Tdap(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일반적으로 Td 백신 접종은 만 11∼64세의 청소년 및 성인들에게 매 10년마다 권장된다. 이 중 1회를 Tdap 백신 접종으로 대체하면 파상풍과 디프테리아뿐 아니라 백일해 감염까지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강진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