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리더십은 누더기” 공격… 美 공화당 대선주자 8명 첫 토론회

입력 2011-08-12 19:25

공화당의 잠룡 8명이 11일 오후 7시(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대학도시 에임스의 아이오와주립대학에 모였다. 아이오와는 50개주 가운데 내년 초 공화당의 첫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여기서의 승부가 경선 초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화당에는 매우 특별한 곳이다.

이곳에서 대권 주자 8명이 난상토론을 벌였다. 공화당의 본격적인 경선 국면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 8명의 ‘먹잇감’ 그 자체였다. 후보 8명은 초반부터 국가부채와 신용등급 하락을 거론하며 그 책임을 일제히 오바마 대통령에게 돌렸다.

공화당 후보 중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민주당과 타협한 부채 협상에 대해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오바마가 먹다 남긴 밥상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내용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는 “오바마 대통령은 누더기 같은 리더십으로 경제를 누더기처럼 만들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공화당의 떠오르는 샛별 미셸 바크먼 미네소타주 하원의원은 부채 협상에서 반대표를 던졌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에 임기가 단임으로 끝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보들 간 비난전도 이어졌다. 특히 미네소타 출신 후보끼리의 난타전이 가장 치열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폴렌티 전 주지사는 “바크먼 의원의 말은 실수투성이다. 워싱턴 정치에서 그가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비난했다. 바크먼 의원은 “폴렌티 전 주지사가 실시한 정책을 보면 그는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진보주의자”라고 받아쳤다.

토론회에는 이들을 비롯해 론 폴 텍사스주 하원의원,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릭 센토럼 전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허먼 케인 ‘갓파더스 피자’ 전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13일에는 ‘에임스 스트로폴’(비공식 예비투표)이 실시된다. 미 언론들은 공화당원들이 참여하는 이번 예비투표에서 선두권을 형성하는 후보 그룹 중심으로 경선 판도가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관심은 롬니 전 주지사의 대세를 어떤 후보들이 뒤집을 수 있느냐다.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롬니 전 주지사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13일쯤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주지사직을 이어받아 지금까지 3선한 그의 출전으로 공화당 경선은 더욱 흥미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