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하이만 원유 지금도 샌다… 5일동안 공개않고 숨겨
입력 2011-08-12 19:24
중국 보하이(渤海)만 원유 유출 사고가 수습되기는커녕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보하이만 펑라이(蓬萊) 19-3 유전 내 또 다른 두 곳에서 원유가 새로 유출되고 있는 사실이 12일 드러났다. 더욱이 지난 6월 원유 유출이 시작된 B, C 시추대 해저 두 곳에서는 두 달이 지나도록 원유가 계속 새고 있다. 사고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다.
◇새로 두 곳에서도 원유 유출=중국 국가해양국 베이하이(北海)분국은 이미 원유가 유출되고 있는 B 시추대 해저에서 추가로 원유가 새는 두 곳을 발견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가해양국은 펑라이 19-3 유전 운영사인 코노코필립스중국이 처음에는 추가 원유 유출을 인정하지 않았다가 지난 7일이 돼서야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새로운 원유 유출 사실을 발견하고도 5일 동안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신화통신은 추가로 원유가 새는 두 곳은 B 시추대 해저의 이미 기름이 유출되고 있는 지점에서 10m가량 떨어져 있다고 해양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해양국은 또 코노코필립스 측이 지난 두 달 동안 원유가 새고 있는 B, C 시추대 해저 지점을 막지 못했을 뿐 아니라 사고 재발 가능성이 있는지조차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코노코필립스 측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유출 상황에 대해 설명하기로 했으나 돌연 이를 연기했다. 대신 회사 홈페이지에 “해양국과 중국해양석유(펑라이 유전 개발에 코노코필립스와 공동으로 참여한 중국 측 회사)와 협조해 해양 오염이 최소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노코 측은 또 사고 발생 뒤 지금까지 선박 31척과 헬리콥터 2대를 동원, 6000㎢에 달하는 해역을 탐사하는 한편 600㎢의 해역에서 오염 제거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해양국은 이달 말까지 사고 원인을 확인해 원유 유출 차단 작업을 끝내라고 코노코 측에 요구했다.
◇중국산 수산물 안심 못해=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국가질검총국)은 한국에 수출되는 중국산 수산물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지난 5일 밝힌 적이 있으나 오염이 생각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안심할 수 없게 됐다.
국가질검총국은 당시 주중 한국대사관에 보낸 공문을 통해 “한국에 수출되는 수산물 양식장들이 오염 해역에서 50해리 이상 떨어져 있어 바다 오염으로 인한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2일 원유 유출로 인한 오염 해역이 지난달 20일 이미 4200㎢ 이상에 달한 데다 시추대에서 170㎞ 떨어진 해안까지 오염됐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중국 당국이 바다 오염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음에 따라 보하이만 주변 해안 어민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일부 매체들은 199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 동안 중국 연해에서 선박 원유 유출 사고가 718건이나 발생, 유출된 원유만 해도 1만1749t에 달한다고 전하면서 보하이만의 경우 막혀 있는 구조로 인해 특히 오염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