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8월 18∼19일 중 무상급식 부재자 투표… 靑 “필승 발언 안했다” 부인

입력 2011-08-12 19:03

정치권의 복지경쟁을 강하게 비판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부재자투표로 한 표를 행사키로 했다. 투표일(24일)엔 다른 일정이 있어 부재자투표가 진행되는 18∼19일 투표소에 찾아가 직접 기표한다. 우편투표는 다른 지역에 체류 중이거나 거동이 힘든 사람만 할 수 있다.

따라서 공식 투표 일주일 전에 이 대통령의 투표모습이 유권자들에게 공개되는 상황이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입장에선 투표율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이 대통령이 무상급식 반대론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 그룹의 손자손녀는 자기 돈 내고 (급식)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공짜로 해준다면 오히려 그들이 화가 날 것”이라고 말해 왔다. 지난달 26일 국무회의 티타임 때는 오 시장과 따로 10여분 환담하며 주민투표 진행상황을 묻기도 했다.

일부 언론이 이 대통령이 무상급식 투표에서 꼭 이겨야 한다고 했다고 보도하자, 청와대는 12일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다만 서울시민의 한 사람으로 투표에 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선관위는 이 대통령이 직접 말한 게 아니면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를 재정위기로 규정한 이 대통령이 복지 경쟁을 비판하며 직접 무상급식 투표에 참여하면서 청와대가 직접 복지 포퓰리즘 논쟁에 뛰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오 시장의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선 청와대 측은 언급을 자제했다.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가 정치인 행보에 일일이 논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