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협상 결렬됐지만… 우유대란은 피했다
입력 2011-08-12 20:59
원유(原乳) 가격 협상은 일단 결렬됐지만 ‘우유대란’은 피하게 됐다.
낙농진흥회는 원유 가격 인상안 협상을 위한 13차 소위원회가 결렬됐다고 12일 밝혔다. 하지만 한국낙농육우협회가 소비자들의 피해를 감안해 납유 거부 해제를 전격 선언하면서 우려했던 우유대란은 발생하지 않게 됐다.
낙농가와 유가공업체 대표들은 지난 11일 오후부터 이날 오후까지 24시간 가까이 밤샘 협상을 진행했다. 지난 10일 정부가 ℓ당 130원을 인상하고 체세포 등급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제시함에 따라 이날 오전까지 양측은 가격차를 좁혀가는 듯했다. 그러나 유업체 측은 ℓ당 130원 인상안을, 낙농가 측은 ℓ당 145원 인상안을 고수하면서 결국 최종 절충안을 찾는 데 실패했다.
유업체 측 대표로 나섰던 한국유가공협회 김시환 전무는 “추후 일정이 불투명하지만 협상을 접은 것은 아니다”고 여지를 남겼다. 협상이 결렬된 뒤 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은 “정부와 유업체는 우유대란 사태를 막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한 뒤 “앞으로는 원유 납품가 협상을 농가에서 개별 유업체와 직접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까지 개입해 원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서울우유와 협상을 한 농가들의 경우 ℓ당 160원 인상안을 얻어내는 등 개별 협상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낙농육우협회 측은 협상결렬 직후인 이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납유 공급 거부 해제 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은 “소비자와 낙농가에 더 이상 피해를 줄 수 없어 납유 거부는 일단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다른 유가공업체와 달리 기업이 아닌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서울우유는 지난 1일 공급분부터 서울우유협동조합 소속 낙농가 2400여곳에 ℓ당 160원 인상된 원유 가격을 지급하기로 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