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대표팀 새내기 태극전사 문태종…“궂은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

입력 2011-08-13 00:31


지난달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해 태극전사로 변신한 ‘4쿼터의 사나이’ 문태종(36·인천 전자랜드)은 16년 만의 올림픽 진출을 위한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 마지막 퍼즐이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올림픽 본선 무대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대표팀은 여러 선택지 중 해결사로서의 능력에 주목, 문태종을 런던행 티켓을 끊을 최종 동반자로 선택했다.



12일 윌리엄 존스컵이 열리고 있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만난 문태종 역시 자신이 왜 선택받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존스컵이 자신의 국가대표 데뷔전이 되는 문태종은 “최선을 다해 대표팀을 도와주려고 하고 있다”며 “슛이 잘 들어가지 않을 때는 다른 쪽에서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문태종은 10일 필리핀과의 경기 승부처인 4쿼터 내내 리바운드에 집중하며 11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득점은 다소 기대에 못 미쳤지만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하면서 끈질기게 따라붙었던 필리핀과 격차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는 “보통 4쿼터에 집중을 많이 하는데 그날은 슛이 너무 안 들어가니까 리바운드나 다른 부문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연승이 좌절된 11일 요르단과의 경기에서는 팀 최다인 17점(5리바운드 4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자신에게 쏠리는 기대에 우쭐하지 않는 겸손함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문태종은 “대표팀에서도 소속팀인 인천 전자랜드에서 했던 것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맞지만 팀 내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자신을 평가했다. 문태종은 “동료들이 뭘 하면 꼭 나를 끼어주려고 하는 등 잘 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12일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홈팀 대만을 110대 68로 대파하고 6승1패 1위로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타이베이=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