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권재진·한상대 성공은 선거관리에 달렸다
입력 2011-08-12 18:12
권재진 법무장관과 한상대 검찰총장이 어제 취임식을 갖고 본격 업무에 나섰다. 선진국가로 발돋움하는 중요한 순간에 법질서 수호의 책임을 진 두 사람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마침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시기에 일을 시작한 만큼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도록 공정한 법집행에 혼신의 힘을 쏟아줄 것을 주문한다.
그동안 검찰은 부정부패 척결, 조직범죄 및 마약사범 퇴치 등 범죄와의 전쟁에서 성과를 거뒀다. 또 법무부는 교정행정 선진화 및 출입국 간소화 등 법무행정에서도 업적을 쌓았다. 그러나 이 같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랜저 검사’, ‘스폰서 검사’와 같은 구시대적인 일부 검사들의 행동으로 국민으로부터 쌓아온 신뢰를 한꺼번에 잃어버리는 실수를 범한 것도 사실이다.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 가운데 으뜸은 살아있는 권력에는 약하고 죽은 권력에는 강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소위 권력 실세라고 불리는 인사들이나 그 친인척에 대한 의혹수사는 슬그머니 넘어가고 과거 인물이나 야권 인사에게는 매섭게 메스를 대는 것처럼 비친다는 점이다. 이래서는 공정한 검찰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것은 검찰이 더 잘 알지 않는가.
검찰권 행사라는 이름으로 권한을 남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무차별적인 압수수색을 반복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애초의 범죄를 입증하는 것이 힘들어 다른 혐의를 적용하는 이른바 ‘별건수사’의 관행도 없어져야 한다. 지능화·조직화되는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첨단수사기법을 도입하는 것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내년은 총선과 대선이 겹치는 선거의 해다.따라서 법집행을 떠맡은 두 수장이 얼마나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두 사람은 이미 청문회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란 점이 부각돼 논란에 휩싸여 왔다. 이같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내년 두 차례 선거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공정하게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길 당부한다.